2015년 가을이었다. 경북 구미시 LCD 제조업체에서 경력개발 특강을 진행했다. 근무시간이 끝나고 자발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회사의 분위기를 밝고 활기찼다. 강의 중에 이런 화두를 던졌다. 만약에 회사의 경영 악화 등 퇴직하게 된다면 여러분이 회사 밖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 즉, 여러분의 몸값이 얼마나 될까요?

교육생들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당시 LCD 산업은 호황이었다. 연봉과 복지도 좋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 하는 분위기였다.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현실에 만족하는 그들의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다는 생각이었다.

불과 4년 지난 2019년. 상황이 바뀌었다. 회사는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발표했다. 생산직부터 사무직까지 6,000여 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이미 전조는 있었다. 2017년 가을 구미의 LCD에 들어가는 유리기판 제조공장이 문을 닫았다. 또한 외국계 제조공정 장비 업체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미 소리 없이 산업 생태계는 변하고 있었다.

첨단산업은 말 그대로 그 발전의 속도가 남다르다. 특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IT 업종의 변화는 잠시 한눈팔거나 잘못 생각하면 한순간에 사라질 정도다. 그 사이 LCD 산업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OLED, mini LED 등 첨단 분야도 얼마나 오래 한국 기업이 그 자리를 지켜낼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러한 변화 속에 안정적인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때문이다. 일자리는 청년층부터 노년까지 시대적 화두다. 50대는 물론 60대 퇴직 후도 일자리가 필요하다. 일자리는 첫 번째 돈 때문이다. 다른 면에서는 사회활동으로 그 가치가 있다. 문제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50대 후반 나이부터는 경비, 청소, 배달, 요양 업무를 빼면 사실상 갈 곳이 없다.

100세 시대인 지금 70세 이후에도 건강하다면 일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과 전문지식이 중요하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 평생학습이다. 독서, 강연 수강, 외국어 학습 등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싶으면, 인터넷이나 도서관에서 무료로 배울 수 있다. 단순히 배우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책을 읽었다면 독서 후기를, 영화나 드라마를 보았다면 감상평을 써보자. 책 요약, 사물이나 풍경 스케치, 여행 후기 등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된다. 문고리 고치는 집안일도 콘텐츠다. 글, 그림, 영상 등 콘텐츠를 생산해서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 필자도 블로그 운영을 통해 월 10만 원 정도의 수익이 얻고 있다. 월 10만 원 적다면 적은 돈이다. 하지만 매달 이만큼 이자를 얻으려면 1억 원의 원금이 필요하다. 몇 년 동안 하루 1시간 정도 꾸준하게 노력해서 1억 원 가치의 무형자산을 만든 셈이다.

아무런 노력과 투자 없이 열매를 거둘 수 없다. 황무지를 개간해서 돌부리도 캐내고, 거름도 주고, 수로도 파서 물을 대줘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존버 정신으로 인내심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고, 전문성 있는 것을 찾아 만들어 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50~60세대에게 지시하는 상사는 없다. 나 스스로 상사가 되어 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70세, 80세, 100세에도 김형석 교수님처럼 일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그대 스스로 고용하자. 지금부터 ‘마이 라이프 주식회사’의 사장이다. 남에게 기대는 습관을 버리자. 마음 단단하게 먹고 공부하고 수익원을 만들자. 궁즉통(窮則通), 열심히 궁리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궁하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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